부산 국제화랑아트페어, 아트부산, 아시아호텔아트페어 등 주요 아트 행사를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예술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부산. 해운대부터 수영구 망미동까지 이어지는 부산의 아트 거점 10곳을 거닐며 이 도시의 아트 트렌드를 살펴본다.
홍종혁, ‘양팔선인장 친구들’
리빈갤러리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해운대 신도시 주거 공간에 자리 잡은 리빈갤러리. 주민의 일상 속 아트 공간을 표방하며 2016년 오픈했다. 동네 풍경에 잘 어우러지는 갈색 노출 콘크리트 외관의 리빈갤러리는 총 65평형의 단독 건물에 2개의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리빈갤러리는 매년 6월부터 7월이면, 젊은 작가의 기획 초대전을 개최해 신진 작가를 소개한다. 2021년 4회를 맞이한 젊은 작가전 는 4인의 작가와 함께한다. 자아를 상징하는 뿔을 시각화한 조형 작가 홍종혁, ‘문화프로덕션 똥깡아지’를 설립해 아동 미술교육 확장에 앞장서온 회화 작가 안윤순을 비롯해, 일상 속 장면을 무심한듯 따뜻하게 그리는 작가 여주경, 물질과 소유 욕망을 경계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 임수정이 그 주인공. 6월 12일부터 7월 30일까지. 해운대구 좌동로63번길 2(051-746-9334)
해운대를 조망하는 가나부산.
사석원, ‘광야의 당나귀8’
가나부산
해운대 바다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가나부산. 1983년 설립한 가나아트가 2007년 7월 부산에 오픈한 지점으로, 미술품 경매 회사 서울옥션과 공간을 공유한다. 2017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서울옥션 블루세일’은 부산의 컬렉터들이 모이는 인기 행사다. 2020년 10월 그랜드 조선 부산 재개관전으로 <카우스 & 캐릭터-리스틱>을 열며 카우스를 비롯한 아트 토이를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5월 한 달간은 사석원 작가의 개인전<새벽광야>를, 6월 24일부터 7월 18일까지는 하태임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정원에 핀 꽃>을 진행한다. 한편, 가나부산은 부산 CEO들을 대상으로 동서양 미술뿐 아니라 인문·철학·건축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가나문화포럼’을 개최해 지역 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2 4층(051-744-2020)
데이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조금 어둡게 조금 밝게> 전시.
데이트갤러리
2009년 개관한 데이트갤러리는 단색화와 전위예술 분야의 전시를 심도 있게 기획하고 소개한다. 한국의 전위예술 작가 김구림을 대중에게 알렸고 해마다 그룹전 <단색조의 회화전>을 선보이며 두 장르에 대한 갤러리의 전문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경애 대표는 “데이트갤러리는 백과사전식의 전시를 지양하고, 모든 기획전시에 비평을 담은 도록을 제작해 작가와 작품에 대해 컬렉터, 큐레이터, 딜러의 이해를 돕습니다. 문화적 심미안을 자극하는 학술성과 전문성이 데이트갤러리의 특성입니다”라고 말한다. 6월 5일까지는 작가 윤상렬의 개인전 <조금 어둡게 조금 밝게>를 진행한다. 종이와 필름에 직선을 반복적으로 긋고 층을 중첩해 완성한 선형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8번길5 2층(051-758-9845)
<울림이 있는 공간>이 열리는 갤러리 조이 내부 전경.
갤러리 조이
‘웃는 얼굴’로 유명한 서양화가 이순구의 개관전과 함께 달맞이길에 문을 연 갤러리 조이는 ‘행복을 공유하는 힐링 아트 공간’을 표방한다. 최영미 대표는 “생활 속에 예술을 더해 기쁨을 선물하는 갤러리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갤러리 조이에 밝은 표정의 인물 회화나 따뜻한 색감의 작품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6월 8일까지 진행하는 신홍직의 회화 전시 <울림이 있는 공간> 역시 따스한 기운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신홍직은 캔버스에 물감을 직접 짜고 붓이 아닌 손과 나이프로 채색해 평화로운 풍광을 표현한다. 함께 운영 중인 갤러리 조이 아트 숍에서는 도자, 금속, 목공, 섬유 칠공예 등의 아트 상품을 만날 수 있다. 해운대구 달맞이길 65번길 56(051-746-5030)
맥화랑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위치한 맥화랑은 예술 작품과 부산의 자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현대미술 기획 전문 갤러리다. 김정원 큐레이터는 “녹음이 우거진 나무와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맥화랑에서 자연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작품을 즐기시길 바랍니다”라며 여름의 맥화랑에 방문할 것을 추천했다. 맥화랑은 특히 2007년부터 10만 원부터 100만 원 사이의 작품을 소개하는 <10-100만원, 행복한 그림전>을 매년 개최하며 미술품 소장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왔다. 5월 25일부터 6월 13일까지는 부산 출신의 드로잉 작가 청신의 개인 초대전 을 개최한다. 맥화랑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여는 작가는 정물 시리즈 ‘블랙 네온’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운대구 달맞이길 117번나길 162 2층(051-722-2201)
제러미 토머스, ‘나프탈렌 블루스’
워킹하우스뉴욕
‘걸어 다니는 집’을 의미하는 워킹하우스뉴욕은 해외 미술 전문 문화·예술 기획사로 지난해 9월 수영구 망미동에 오픈했다. 이곳이 특히 주목하는 건 유행하는 화폭 스타일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현하며 비주류의 흐름 속에 있는 ‘아웃사이더 아트’ 장르다. 3월에는 <아웃사이더X인사이더: UN평화국제교류기구 기금 마련전>을 성황리에 개최하며 6인의 해외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를 소개한 바 있다. “현재 뉴욕, 홍콩, 런던 그리고 북유럽에서 약 250점 정도 작품을 유입했으며 앞으로 해외 예술 문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기획 전시를 계속 열 계획입니다.” 수이 강 대표의 말이다. 7월 31일까지 공기와 색에 대해 다루는 미국 조각가이자 전속 작가 제러미 토머스의 개인전 <아로마틱>을 진행한다. 수영구 좌수영로 125번길 14-3(051-759-8186)
<봄의 조각>전이 열리고 있는 오브제후드 갤러리.
이지은, ‘요가하는 사람들’
오브제후드 갤러리
작년 8월, 수영강 앞의 크리에이티브센터 1층에 자리 잡은 오브제후드 갤러리는 깔끔한 외관의 건물과 나무로 둘러싸인 중정이 아름다운 곳이다. 미니멀리즘에서 등장한 개념인 ‘오브제후드’란 사물의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그 자체의 성질에 주목하는 개념으로, 순수한 사물의 개념을 해석하며 작품 활동 중인 신진 작가를 소개한다는 갤러리의 콘셉트를 담고 있다. 기획전마다 가벽으로 공간 구획을 새롭게 하며 갤러리를 찾는 관람객에게 신선한 예술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한다. 6월 30일까지 만날 수 있는 전시는 6인의 작가가 회화, 가구, 영상, 도예, 유리공예로 따스한 봄을 주제로 한 작업을 선보이는 <봄의 조각>전이다. 수영구 좌수영로 135 1층(070-4647-3507)
아트소향의 <권순익 개인전> 전시 전경.
아트소향
부산의 경제·문화 중심지 센텀시티에 2013년 개관한 아트소향은 신진 작가의 작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인다. 남은진 대표는 “본인이 자란 지역색과 국제적 감각, 고유의 감성과 보편적 미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한다.6월 5일까지 이곳에서 개인전을 여는 권순익 작가 역시 한국 고유의 색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전시는 온라인 전시 플랫폼 ‘코리안 아티스트(koreanartists.com)’에서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6월 9일부터 7월 17일까지는 슬픔, 고독 등 나약한 감정을 회화와 조각으로 표현하며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라이징 작가 감성빈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55 B1(051-747-0715)
<사물의 뒷모습>전시가 열리고 있는 국제갤러리 부산.
국제갤러리 부산
종로구 삼청동의 국제갤러리가 수영구 망미동의 복합 문화공간 ‘F1963’에 두 번째 지점을 개관했다. 2018년 8월, 현대사진의 거장 구본창 개관전을 시작으로 덴마크 작가 그룹 슈퍼플렉스, 호주 출신 작가 대니얼 보이드 등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장르를 넘나드는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약 100평 규모의 공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서 한국 현대미술계의 중추적 작가, 안규철의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이 7월 4일까지 열린다. 작가의 1992년 첫 개인전 작품부터 신작까지 약 30년간 변화해온 작업이 한곳에서 펼쳐지는 자리다. 주
요 작품 중 소실된 작품을 복원하거나 축소하는 형태로 재현해낸 오브제 및 회화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051-758-2239)
김이박, ‘식물요양소’
부산시립미술관
파도를 닮은 건물 외관으로 해양 도시 부산의 특성을 보여주는 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이다. 미술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16개로 나뉜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미술관 조각공원 부지 내에 ‘이우환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3층 대전시실 4실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술의 역할에 대해 질문하고 관람객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토록 아름다운>이 열리는 중. 3가지 섹션이 이어지는 전시에서 지난해 국제갤러리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전시를 마친 에이스트릭트의 미디어 아트 작품 ‘Starry Beach’를 비롯해 다채널 사운드 설치 작품, 3D 애니메이션 등 국내외 작가 11인의 작품 5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다. 해운대구 APEC로 58(051-744-2602)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호텔아트페어부산2021에서 데이트갤러리와 맥화랑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