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즐기기 위해 등산을 하는 20~30대가 늘었다. 트레킹 전문가 4명에게 등산을 시작한 이들도 가기 좋은 가을 산행 코스를 물어보았다.
제주의 억새 명소 따라비오름
“제주도 서귀포 표선면에 위치한 ‘따라비오름’은 가을이면 억새 물결이 출렁이는 곳이다.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경사가 완만해 오름 트레킹을 처음 하는 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탁 트이며 거대한 원형 분화구가 보인다. 크고 작은 봉우리가 보이는 길에는 총 3개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곳이 억새밭이다. 오름은 삼나무 숲이 있는 ‘쫄븐갑마장길’로 이어지며 길 끝에는 이웃 오름인 ‘큰사슴이오름’이 자리한다.” _ 박선주(<오름오름>, <오름오름트레킹맵> 저자)
TIP 홀로 여행할 경우 제주공항에서 ‘제주여행지킴이’ 단말기를 대여할 것. 응급 상황 시 제주지방경찰청 112 상황실과 빠르게 연결되어,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도 신속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당일치기로 좋은 소요산
“지하철 1호선 가장 마지막 역인 소요산역과 인접한 소요산은 혼자서도 당일치기로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가 다양해 산행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중도에 이탈할 수 있는 하산 코스도 여러 개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많은 코스 중에서도 소요산 산림욕장에서 시작해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로 이어지는 길이 이 산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천천히 고도를 올리는 구간으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걷다 보면 ‘소요산의 품에 안겨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매년 10월이면 ‘소요산 단풍제’가 열린다.” _ 장보영(마운틴 러너, <아무튼, 산> 저자)
TIP 아무리 짧은 산행이라도 산에서 만날 ‘만약’에 대비해야 한다. 충분한 물과 비상식량, 배터리가 충분한 휴대폰과 헤드 램프, 방수·방풍 재킷, 종이 지도나 등산 앱, 호루라기 등을 반드시 챙길 것.
섬으로 떠나는 산행 지이망산
“경남 통영의 섬, 사량도에 우뚝 솟아 있는 지이망산은 ‘지리산이 보이는 봉우리’란 뜻을 지닌 산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옥녀봉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쉽지만은 않다. 칼끝처럼 날카로운 능선이 연이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보상처럼 발아래에는 보석 같은 섬들이 펼쳐진 통영의 바다가 펼쳐진다. 특히 가을이 되면 물빛이 한층 푸르러, 그 깊이 있는 색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외줄처럼 가파른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아찔한 다리를 건너야만 섬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_ 이준휘(<대한민국 섬 여행 가이드> 저자)
TIP 섬 산행을 떠나기 전 먼저 챙겨야 할 건 들고나는 배편이다. 통영 가오치항에서 오전 9시 배편으로 들어가 마지막 오후 6시 배편으로 나오면 된다. 종주 코스는 9km이니, 기본적인 체력도 필요하다.
산책하듯 오르는 설악산 주전골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지만 등산 초심자에게는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이들에게 주전골 트레킹 코스를 추천한다. 용소폭포에서 출발해 설악산국립공원 남쪽에 있는 오색약수터까지 이어지는 길은 왕복 2시간 정도로 시간적 부담도 덜하다. 무엇보다 코스의 3분의 1 정도가 ‘무장애 탐방로’로 형성되어 휠체어를 타고 단풍을 볼 수 있다. 용소폭포에서 출렁다리를 건너 주전골로 걷는 길에는 기암괴석과 단풍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이어진다. 오색약수터 주변에는 산채비빔밥, 감자옹심이 등을 파는 향토 음식점이 줄지어 있다.” _ 문나래(한국산림복지진흥원 국립횡성숲체원 산림교육팀)
TIP 완만한 산책길처럼 형성되어 있지만 고도가 높은 지역이다. 기후가 시시때때로 변화하니 우천과 강풍에 대비한 옷을 준비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코스 자체가 개방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