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해는 사람 사이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정보에 무지하고, 잘못된 표현이 일반화되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 속내는 왜곡되게 마련이다. ‘밥맛’의 경우도 그렇다. 누군가를 두고 아니꼬워 상대하기 싫을 때 쓰는 “밥맛이야”란 표현에 등장하기엔 밥맛은 너무 고귀한 맛이다. 게다가 한국인에게는 밥이 보약이라는 굳건한 믿음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밥맛은 정말 어떤 맛일까? 밥맛은 글자 그대로 ‘밥에서 나는 맛’이다. 말갛고 하얀 쌀로 지은 밥의 첫인상은 무미, 아무 맛도 없다. 그래서 밥맛은 한마디로 ‘밍밍하다’.
이렇듯 도드라지는 점 하나 없이 밋밋한 밥맛의 바탕에는 쌀이 있다. 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밍밍한 맛 그대로 별다른 가공을 하지 않은 채로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 곡물이라는 점이다. 쌀 이외에는 이런 곡물이 세상에 없다. 서양의 대표 작물인 밀만 해도 쌀처럼 가공하지 않은 채로 먹을 수 없다. 쌀은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영양가가 꽤나 높은 것도 장점이다. 쌀이 지닌 식품으로서 높은 가치는 한자만 살펴봐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자연 만물의 기본이 되는 기운을 뜻하는 기氣라는 글자에 ‘쌀 미’米가 들어 있는 것. 이는 옛사람들이 쌀을 만물의 근원으로 생각하며 그만큼 귀중하게 여겼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쌀에도 풀어야 할 오해는 있다. 언젠가부터 쌀을 설탕, 밀가루와 함께 ‘3백白’ 식품으로 부르며 기피하는 풍조가 있는데, 쌀에는 79% 정도의 탄수화물 외에 7% 정도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단백질이 매우 양질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한국인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은 쌀밥이었고, 여기에 국과 김치나 반찬 한두 가지 정도 곁들이기만 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어느 재료와도 잘 어우러지므로 활용 범위도 넓다. 또한 조리 도구에 따라서도 그 맛이 달라진다. 요즘 최고의 집밥으로 각광받는 솥밥만 봐도 그렇다. 제철 재료만 더하면 별다른 찬이 필요 없는 완전한 한 그릇이 된다.
그렇다고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직접 지은 밥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정도만 데우면 완성되는 즉석밥도 그에 못지않게 밥맛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접어들어 줄어드는 쌀 소비와 반대로, 상비 식품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는 즉석밥의 인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엔 건강식에 초점을 맞춘 각종 잡곡밥부터 식이 섬유를 더해 혈당 상승을 억제한 제품은 물론, 식감을 다양하게 구현한 것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반면 5천 년 벼농사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답게 토종 쌀을 살리자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근본을 찾는 이가 늘어난 영향이다.
밍밍한 맛과 모양새가 마치 도화지 같지만, 오래 씹으면 은근하게 달고 고소한 것이 밥맛이다. 제대로 된 밥맛을 맛보고 싶다면 좋은 쌀부터 선택하자. 혼합미가 아닌 단일 품종으로 갓 도정하고, 완전미의 비율이 높은 것이라면 일단 합격점이다. 그리고 다양한 쌀을 경험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밥맛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이 오면 한국 음식의 바탕이자 기본이고 어머니인 ‘밥맛’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밥, 국, 반찬의 틈새
많은 한국인이 ‘한국 음식’ 하면 떠올리는 기본 밥상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희고 기름진 쌀밥과 따끈한 국, 참기름·들기름으로 조물조물 무친 제철 나물이 공통적으로 자리한다. 한식의 기본이 되는 밍밍한 밥은 그 자체로 먹지 않고 반찬과 국물 요리를 곁들여 입안에서 맛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이때 고기 국물로 만든 국이라면 더없이 훌륭하다. 단출한 구성이지만 서로의 틈을 메우며 영양적 균형을 이뤄 흠 잡을 데가 없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식사는 어김없이 밥과 국 그리고 반찬으로, 그 자체가 완전한 상차림이다.
흰밥, 쇠고기뭇국과 시금치나물
재료(2인분)
오뚜기 오뚜기밥 흰밥(210g) 2개
쇠고기뭇국_ 쇠고기 치마양지 100g(설탕 ⅓작은술), 무 160g, 생강 5g, 물 6컵, 오뚜기 쇠고기장국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대파 10cm, 소금 약간
시금치나물_ 데친 시금치 100g,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작은술, 소금·오뚜기 옛날 볶음참깨 약간씩
만들기
① 쇠고기는 덩어리째 흐르는 찬물에 담가서 20분 정도 핏물을 뺀 다음 물기를 걷고 먹기 좋게 썰어 설탕을 넣고 무친다.
② 무는 나박나박 썰고, 생강은 슬라이스한다.
③ 냄비에 물을 붓고 팔팔 끓어오르면 ①의 쇠고기를 넣어 센 불에서 끓인다. 거품이 올라오면 깨끗이 걷어내고 20분 정도 더 끓이다가 ②의 무와 생강을 넣고 무가 푹 익을 때까지 끓인다.
④ ③에 쇠고기장국과 국간장으로 간하고,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한다.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한소끔 끓여서 그릇에 담는다. 쇠고기뭇국 재료 중 생강은 취향껏 가감한다.
⑤ 시금치는 뿌리를 살려서 열십자로 칼집을 낸 후 4cm 길이로 잘라서 씻어 건진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약간 넣어 끓인다. 여기에 시금치 뿌리 쪽을 먼저 넣고 데치다가 잎을 넣고 2분 정도 데친 다음 건져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꼭 짜고 참기름과 참깨를 넣어 무친다.

설날 절식의 복심
잡스러운 맛이 섞이지 않은 희고 밍밍한 음식은 복을 기원하는 자리에 빠지는 법이 없다. 정월 초하룻날에 떡국으로 새해를 맞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조선 시대 서울의 풍속을 담은 <열양세시기>만 봐도 “흰떡을 조금씩 떼어 손으로 비벼 둥글고 길게 문어발처럼 늘이는데, 이를 권모拳摸(골무떡)라고 한다. 섣달그믐에 엽전 모양으로 잘게 썰어 장국에 넣어 식구대로 한 그릇씩 먹으니 이를 떡국이라고 한다”고 나와 있다. 순백색의 흰떡은 다름 아닌 가래떡으로, 예전에는 그 당시의 화폐인 엽전 모양으로 썰어 즐겼다. 떡국에는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적 의미는 물론, 새해를 풍요롭게 살고자 하는 기원이 담겨 있는 것. 여기에 복을 상징하는 만두를 넣는 것도 같은 의미다. 요즘은 만두를 직접 빚기보다 냉동 만두를 활용하는 경우가 흔한데, 국물 요리용이라면 살펴볼 점이 있다. 만두소로 고기가 듬뿍 들어가야 국물이 진해 맛있다. 또한 시판 장국이나 사골곰탕을 활용하면 진한 국물 맛을 손쉽게 더할 수 있어 별미다.
떡만둣국
재료(2인분)
오뚜기 쫄깃한 쌀떡국떡 300g, 오뚜기 X.O. 수제손만두 고기듬뿍 10개, 물 6컵(오뚜기 쇠고기장국 2큰술, 국간장 약간), 달걀 1개, 대파잎·오뚜기 순후추 약간씩
만들기
①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로 나눠서 각각 지단을 부쳐 얇게 채 썬다. 대파잎도 가늘게 채 썰어 물에 헹궈 건진다.
② 냄비에 물을 붓고 쇠고기장국을 넣어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손만두를 넣고 끓이다가 익으면 꺼내 그릇에 먼저 담아둔다.
③ ②의 국물에 떡국떡을 넣고 끓여 국간장으로 간한다. 떡이 익어서 떠오르면 국물과 함께 떠서 만두 담은 그릇에 담고, ①의 지단과 대파채를 올린 후 후춧가루를 뿌린다.

희고 너그러운 죽
“도성의 천만 집이 모두 고요한데(萬戶千門盡寂然)/ 이따금 저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말소리 (時聞人語在深邊)/ 부엌문 틈으로 등잔 불빛이 내비치니(燈光斜透廚扉隙)/ 술집에서는 새 술 거르고 죽집에서는 죽을 끓이네(酒肆新篘粥肆煎).” 서울 도성의 새벽을 읊은 조선의 문인 윤기(1741~1826)의 연작시 ‘성중효경城中曉景(성안의 새벽 풍경)’ 가운데 한 수다. 죽은 밥보다 먼저 생긴 곡물 조리법으로, 계급을 가리지 않고 즐기던 말 그대로 대중 음식이다. 임금의 첫 끼니로 초조반상에만 자주 오른 것이 아니라, 밤새 주린 서민의 배도 든든하게 채워준 고마운 음식인 것. 하지만 죽을 제대로 쑤는 데에는 시간과 정성, 불 조절의 기술까지 여간 공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이때 시판하는 흰쌀죽에 전복, 버섯 등 제철 재료를 더해보자. 입안이 깔깔하고 속이 허할 때 든든한 영양죽으로 더할 나위 없다.
전복죽
재료(2인분)
오뚜기 고시히카리쌀죽 2개, 전복 2개,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물 1컵, 오뚜기 다시마장국 1작은술, 국간장 약간
만들기
① 전복은 솔로 깨끗이 씻어 껍데기에서 살을 떼어 얇게 썬다.
②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①의 전복살을 넣어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팔팔 끓여서 물이 약간 남으면 고시히카리쌀죽을 넣고 끓인 후 다시마장국과 국간장으로 간한다.

솥밥의 제철 밥맛
밥은 쌀과 물, 불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밥 짓는 도구도 밥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조리 도구는 뭐니 뭐니 해도 전통 밥솥인 가마솥일 터. 요즘도 제철 재료를 올려 지은 솥밥은 미식 메뉴에서 빠지는 법이 없다. 이즈음엔 달큼하고 아삭하게 맛이 든 무와 통통하게 살이 오른 굴을 넣고 지은 밥이 최고의 보양밥이다.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별미 중 별미로, 다른 반찬이 없어도 계절의 풍미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무굴밥
재료(2인분)
씻어나온 오뚜기쌀 명품 1컵, 무 100g, 굴 150g, 오뚜기 향긋한 들기름 ½큰술, 미나리 20g
양념장_ 진간장 1½큰술, 굵게 다진 대파 10cm분, 송송 썬 쪽파 1뿌리분 , 다진 홍고추 ½개분, 오뚜기 옛날 볶음참깨 ½큰술,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만들기
① 쌀은 물에 한 번 헹궈서 체에 쏟아 30분 정도 물기를 빼면서 불린다.
② 무는 2cm 길이, 5mm 폭으로 납작하게 썬다.
③ 굴은 껍데기를 골라낸 뒤 강판에 간 무를 넣고 휘휘 저어서 소쿠리에 쏟아 흐르는 물에 빙빙 돌리며 헹구기를 두어 번 반복한다. 물기를 빼고 굴만 골라낸다.
④ 두꺼운 냄비에 ①의 불린 쌀을 안치고 물을 붓는데, 보통 밥물보다 약간 적게 350ml 정도 붓는다. 쌀 위에 ②의 무채를 얹고 뚜껑을 덮어서 밥을 짓는다. 우르르 끓으면 주걱으로 섞어 다시 끓이다가 밥물이 잦아들면 ③의 굴을 얹어서 15분 정도 뜸을 들인다.
⑤ ④의 밥에 미나리 송송 썬 것과 들기름을 넣고 살살 섞어서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곁들인다.

축제의 음식, 국수
인간은 의미를 먹는 존재다. 국수만 봐도 그렇다. 정월대보름에 국수를 먹으면 명이 길어진다고 하는데, 긴 국수 가락이 장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혼인 잔치에도 오래 잘 살라는 기원의 뜻으로 국수를 대접한다. 국수 요리는 국물이 판가름한다는 말도 있다. 잔치국수가 그러한데, 흰 국수를 국물 맛이 깊은 장국에 말아 그릇에 담고 고명을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는 장식으로, 한국 음식의 마무리 역할을 한다. 전통적으로는 우주를 상징하는 음양오행설의 다섯 가지 색인 오색을 갖춰 올리는 것이 정석이지만, 달걀 황백 지단과 애호박만 올려도 음식의 격을 높일 수 있다.
잔치국수
재료(2인분)
오뚜기 옛날 수연소면 4묶음, 물 4컵, 오뚜기 쇠고기장국 2큰술, 국간장·오뚜기 순후추 약간씩
고명_ 달걀 1개, 애호박 3cm 1토막, 오뚜기 콩기름·소금 약간씩
만들기
① 달걀은 황백으로 나눠 풀어서 지단을 부쳐 가늘게 채 썬다. 애호박은 돌려 깎아서 채 썬 뒤, 달군 팬에 콩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아 소금으로 간한다.
②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불에 올려서 끓으면 소면을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젓는다. 우르르 끓어오르면 찬물을 1컵 붓고 다시 우르르 끓어오르면 찬물 1컵을 부은 뒤 소쿠리에 쏟아 찬물에 비벼 씻어 사리를 지어 건진다.
③ 냄비에 분량의 물과 쇠고기장국을 넣고 끓여서 간을 보고 싱거우면 국간장으로 간한다.
④ ②의 국수사리를 그릇에 담고 끓는 ③의 쇠고기국물을 부어서 토렴한 다음, ①의 고명을 얹고 팔팔 끓인 장국 국물을 붓는다.

변화무쌍 즉석밥
오늘날 한국인의 밥심을 책임지는 일등 공신으로 즉석밥을 빼놓을 수 없다. 간단하게 한 끼 때우는 용도를 넘어 다양하고 다채롭다. 요즘 즉석밥은 건강식에 초점을 맞춘 잡곡밥과 영양밥은 물론, 밥맛과 식감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고슬고슬한 된밥은 김밥이나 볶음밥을 만들 때 안성맞춤인데, 잘 지은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만든 전통 후식 음료인 식혜를 만들 때도 유용하다.
식혜
재료(2~2.5L분)
오뚜기 식감만족 고슬고슬된밥(210g) 3개, 엿기름 3컵, 물 10컵, 생강편 5g, 설탕 1컵, 통계피 약간
만들기
① 물 5컵에 엿기름을 담가서 1시간 정도 불린다.
② ①의 엿기름이 불면 바락바락 주물러서 고운체에 내린 후 다시 면 보자기에 국물만 밭는다.
③ ②의 찌꺼기에 다시 물 5컵을 부어서 바락바락 주물러 헹궈 면 보자기에 국물만 밭은 후 다시 ②에 부어서 앙금을 가라앉히고 윗물만 따라낸다.
④ 된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전기밥솥에 담고 ③의 엿기름 윗물을 부은 뒤 보온 기능으로 4~6시간 정도 두었다가 밥알이 10알 정도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서 손으로 으깨본다. 이때 쉬이 으깨지면 다 삭은 것이다.
⑤ ④의 삭힌 물을 냄비에 쏟아서 생강편, 설탕, 통계피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중간 불로 줄여서 20분 정도 끓인다. 이때 밥알은 한 국자 정도 건져서 따로 물에 담가놓는다.
⑥ 통계피와 생강은 건져내고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 뒤 그릇에 국물을 담고, 따로 건져놓은 밥알을 한 숟가락씩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