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요감 있는 거실에는 범과 흑유 불상이 새겨진 이태호 작가의 차 도구와 ‘연대’를 주제로 한 이수빈 작가의 목조각, ‘복福’자가 새겨진 이윤정 작가의 엽전패가 놓여 길상의 의미를 전했다.
한옥에 깃든 길상의 풍경
북촌 골목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붉은 벽돌 담장이 둥글게 집을 감싸고, 안쪽에서 주황빛 감이 고개를 내민 집이 나타난다. 노스텔지어가 윤현상재와 함께 완성한 여섯 번째 한옥, 더블재다.

사라즈문 작가의 패브릭 작품을 배치해 길상의 상징인 까치가 날아든 듯한 연출을 완성했다.
행복작당 기간 동안 이곳에서는 윤현상재의 기획 전시 <길상: 감나무집에 까치 왔어요>가 펼쳐졌다.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길상’을 주제로, 감나무집이라 불린 더블재의 이야기에 길상화의 주요 모티프인 감나무와 까치를 녹여낸 것. 작가 14명이 화조영모도, 토우, 풍경 등 길상의 상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고유의 민속 문화를 재해석했다.

모모스커피는 감의 풍미가 느껴지는 시즈널 블렌드 ‘온기’와 함께, 홍시 휩크림·홍시·반건시를 조합한 파운드케이크로 가을의 맛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한옥이 단순히 전시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의 서사와 작품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한옥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경험을 선사했다. 대문을 들어서면 백연수 작가의 나무 조각이 복의 기운을 전하고, 저쿠지·처마·툇마루 등 구조마다 맥락에 어울리는 작품이 놓였다. 마지막 동선인 사랑마당의 감나무에는 사라즈문 작가의 패브릭 까치를 걸어 길상화를 재해석한 풍경을 완성했다. 또한 부산의 대표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가 감을 곁들인 특별한 디저트와 커피 페어링을 선보이며 전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길상의 상징을 일상 오브제로 풀어낸 조장현 작가의 도자와 박미화 작가의 토우 인형.
<길상: 감나무집에 까치 왔어요>는 집이 품은 이야기와 전시의 주제, 그리고 그 속을 채운 작품까지 궤를 함께하는 윤현상재의 섬세한 기획력이 돋보인 전시. 행복작당 스폿 중에서도 유난히 활력와 길상의 기운이 가득했다.
글 최세아 기자 | 문의 윤현상재(younhyun.com)
“이번 전시에서 한옥이 단순한 전시장이나 배경이 아니라, 또 하나의 주체로 살아 있기를 바랐어요. 저희가 직접 레노베이션을 진행하며 많은 애정을 쏟은 만큼 행복작당을 통해 더블재의 미학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더블재의 역사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전시였으면 했어요. ‘한옥에는 이런 재미도 있구나, 이런 매력도 있구나’ 하는 공감과 경험을 나누고자 했습니다.”_윤현상재 최주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