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하우스의 NFT 프로젝트 ‘D-Verse’가 론칭을 앞두고 있다. 월간 〈디자인〉과 〈행복이 가득한 집〉의 발행사답게 디자이너가 만든 가상의 집을 NFT로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강정태 JtK랩 소장의 ‘하이퍼 컨텍스트 02’.
강정태 소장의 ‘인터링크드 01’.
미디어 아티스트 케빈 매코이Kevin McCoy가 2014년 세계 최초의 NFT 작품 ‘퀀텀Quantum’을 공개한 이래 세계 NFT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무려 442억 달러(약 54조 원)에 달한다. 이 정도면 전 세계가 NFT 열풍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위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예술품, 각종 명품, 멤버십 회원권 등 진위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그 덕에 디지털 아트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이 순 기능 중 하나다. 무단 도용과 변조가 횡행하던 웹 생태계는 이로써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는 디자인하우스가 10월 중에 선보일 ‘D-Verse’ 프로젝트를 통해 NFT 디자인 작품 ‘D-House’을 판매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홀더(NFT 소유자)는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온라인으로 쉽고 간편하게 소장할 수 있고, 참여 디자이너는 각종 제약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호 NFT는 디자이너들의 아지트이자 커뮤니티 공간을 상징할 수 있도록 공간 디자인 작품을 선보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첫 주자는 디자이너 변희원과 강정태 JtK랩 소장. 이 중 변희원 디자이너는 인테리어에 집중한 디자인 연작을 선보였다.
변희원 디자이너의 디자인 연작. 강정태 소장이 건축에 집중했다면 변희원 디자이너는 동일한 인테리어 구성을 유지한 채 디테일한 변화로 다채로운 공간 디자인을 선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적으로는 동일한 인테리어 구성을 유지한 채 색상과 마감재 등을 달리하며 통일된 구성에서 다채롭게 디자인을 변주했다는 점. 또 디테일한 장치를 더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디자이너의 페르소나를 표현한 황금 가면, 새롭게 창조한 건축양식으로 만든 기둥, 창밖의 동 트기 전 새벽 풍경 등은 비중이 크지 않아도 독창적인 톤앤매너를 만들어낸다. 강정태 소장은 다양한 주거 공간과 상업 공간을 아우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적·물리적 제약 없이 자유로운 공간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 중 ‘하이퍼 컨텍스트 02 Hyper Context 02’는 모래시계를 형상화한 듯한 외형에 프라이버시와 사회성을 상징하는 공간을 각각 표현한 뒤 이를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인터링크드 01 Interlinked 01’은 울창한 숲 한가운데 둥근 외벽으로 구역을 나누어, 내부인 동시에 외부이기도 한 공간 디자인으로 현실적인 제한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국내 1세대 NFT 기업 트레져랩스의 도움으로 민팅 • 과정을 거쳐 NFT 발행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10월 중 제너레이티브 아트 •• 형식으로 만든 2000개의 NFT 작품을 선보이는데, 구매자에게는 추가 NFT 발행 시 민팅 우선권, 각종 전시 초대를 비롯한 디자인하우스 프리미엄 멤버십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영 앰배서더 선정에 투표권도 부여할 예정. 앞으로는 월간 〈디자인〉을 중심으로 디자이너들이 웹 3.0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거래할 수 있는 창작물 IP 거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디자이너와 디자인하우스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협업을 원동력 삼아 나날이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D-Verse’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그림이나 영상 등 디지털 자산의 NFT를 생성하는 행위.
•• 컴퓨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생성하는 디지털 아트의 한 형태.
강정태
JtK랩 소장
“실제 공간과 디지털 공간 모두 디자인을 위해 사용자를 위한 공간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후자는 기존과 전혀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었다.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하지 않고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해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초현실적인 공간을 사용자 관점에서 설계하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은 초창기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 디지털 공간 디자인은 여러 공간을 동시에 작업하거나 일반적인 프로세스의 역순으로 디자인하는 등 말 그대로 전지적 관점에서의 디자인이 가능해질 것이다.”
변희원
공간 디자이너·기획자
“현실 속 공간을 디자인할 때는 비례를 균형 있게 맞추는 등 수치를 정확히 반영해야 하지만, ‘D-House’ 디자인에서는 물리적인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디자이너가 원하는 바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 내가 상상하는 페르소나가 진짜 모습으로 인정된다는 것도 디지털 디자인의 큰 매력이다. 한동안 잊고 있던 디자인의 재미를 일깨워줘 고마운 프로젝트였다. 웹 3.0 시대를 맞아 디지털 공간 역시 소유 가능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지는 것 외에도 앞으로 디자이너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내 1세대 NFT 기업이자 멀티 체인 기반 아트 컬렉터블 NFT 기업, 트레져랩스. JTBC와 LG생활건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고, 탄탄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솔라나 랩스’의 아시아 지역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자체 개발한 IP ‘히어로덕’을 활용한 아트 NFT의 1차 민팅을 진행해 하루 만에 완판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