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맛을 지닌 여름 채소는 풍부한 수분과 영양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입안까지 산뜻하게 만든다.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애호박, 오이, 토마토, 청양고추, 아스파라거스, 미나리 등 대표적 여름 채소로 완성한 8월의 식탁으로 초대한다.

청량함을 더하는 오이와 애호박
수분 함량이 95%인 오이는 더운 날씨에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조직이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한 여름 오이는 생으로 먹었을 때 그 매력이 도드라져 샐러드나 냉국, 피클에 적합하다. 특유의 풋풋한 향이 상쾌함을 더하며,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으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다. 차가운 물에 간장․식초․소금․설탕 등을 녹인 새콤달콤한 국물과 아삭한 오이가 어우러진 오이냉국은 새콤함부터 은은한 단맛, 감칠맛, 오이의 청량한 향까지 느낄 수 있어 여름철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 높은 수분감을 지닌 여름 애호박은 다른 재료의 맛을 살려주는 데도 탁월하다.

살짝만 가열해도 단맛이 배가되니 올여름에는 불을 오래 쓰지 않는 애호박선을 추천한다. 애호박 속을 파내고 간장과 참기름으로 은은하게 양념한 쇠고기와 표고버섯 등으로 만든 소를 채운 뒤 쪄서 만든 애호박선은 애호박의 신선한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재료 각각의 풍미를 조화롭게 맛볼 수 있다.
산뜻한 풍미의 그린 아스파라거스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은근한 단맛, 풀 향을 지닌 그린 아스파라거스는 ‘채소의 왕’이라 부를 만큼 풍미와 활용도가 뛰어나다. 생으로는 어린 새싹 같은 풋풋한 향이 나지만, 익히면 자연스러운 단맛이 도드라지며, 버터․올리브유․레몬․허브와 궁합이 잘 맞는다. 살짝 볶아 부드럽게 익힌 아스파라거스와 갈색이 될 때까지 볶아 달큼하게 캐러멜라이즈된 양파, 감자 퓌레 등을 간 다음 끓인 그린 아스파라거스 수프는 뜨겁게 혹은 차갑게 즐기기에 모두 적합하다.

TIP 많은 양념이 필요 없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파슬리 오일로 마무리하면 자연스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다. by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의 이반 스파다로Ivan Spadaro 헤드 셰프
톡 쏘는 여름 맛, 청양고추
강렬한 매운맛을 지닌 청양고추는 여름철에 향이 더욱 강해지고 과육이 단단해진다. 혀를 자극하는 매운맛이 잦아들면 입안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요리에 한두 개만 사용해도 메콤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할라페뇨나 세라노, 칠리 등을 활용하는 스파이시 칵테일에도 청양고추는 두각을 나타낸다. 토마토 주스를 베이스로 만든 블러디 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이버리 스타일의 칵테일은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풍미를 높여주는 청양고추를 발효해 단순한 매운맛을 넘어 깊은 감칠맛과 복합적인 풍미를 끌어낸다.

자연 그대로의 헤리티지 토마토
오랜 세월, 자연 채종으로 이어져온 전통 품종의 헤리티지 토마토는 일반 토마토보다 풍부한 향, 복합적인 단맛과 산미, 아름다운 색감을 지녔다. 여름이 제철인 헤리티지 토마토는 당도가 높으면서도 산미가 살아 있어 한 가지 맛이 아니라 단맛, 산미, 감칠맛이 균형을 이룬다. 냉장 보관한 토마토는 실온에 꺼내 20~30분 후 먹으면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헤리티지 토마토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는 요리로는 카프레제 샐러드를 꼽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색감과 크기를 지닌 헤리티지 토마토를 먹기 좋은 두께로 썰어 접시에 번갈아 겹쳐 담고 부라타 치즈를 올린 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소금, 후춧가루만으로 간해 마이크로 바질을 곁들이면 완성.

싱그러운 여름 향, 미나리
한국을 대표하는 향채 중 하나인 미나리는 싱그러운 초록 향과 아삭한 줄기, 시원한 풍미가 돋보인다. 봄 미나리가 부드럽고 연한 맛이 특징이라면, 여름 미나리는 줄기가 조금 더 단단하고 향이 또렷해 다양한 요리와 음료에 활용하기 좋다. 향은 강하지만 맛이 담백해 해산물이나 고기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리고, 진이나 아쿠아비트처럼 허브 향이 있는 증류주와도 밸런스가 좋다. 오이, 라임, 유자, 청사과, 배와 함께 사용하면 미나리의 초록 향이 더욱 잘 살아난다. 맑은 탕에 착안한 미나리 칵테일은 미나리의 향과 맛을 추출해 맑고 깨끗한 코디얼로 만든 뒤 탄산을 더해 여름에 어울리는 가볍고 청량한 피즈 스타일로 완성한 것. 그 위로 맑은 탕의 깊은 맛을 더하는 다시마․김 등 해조류에서 감칠맛과 바다 향을 추출해 가벼운 폼foam으로 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