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상식에서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트로피 하나에도 디자이너들의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이 담겨 있다. 지난해 연말 각종 대중음악 시상식에 등장한 트로피 디자인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멜론 뮤직 어워드
별다른 장식 없이 극도로 심플한 사각형 바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는 사각 모듈 형태의 시상식의 그래픽 아이덴티티를 보이는 그대로 입체화한 것이다. 간결한 디자인에 변주를 주고자 글자의 주목도와 비율에 따라 높낮이를 각각 다르게 디자인했다. 그 결과 평면적인 사각 모듈 안의 글자들이 서로 다른 깊이감으로 느껴지며 입체적으로 보이게 되었다. 2021년까지는 트로피에 시상식 타이틀만 넣었는데, 2022년에는 ‘The 14th K-Music Awards’라는 슬로건 문구가 추가되면서 디자인을 일부 변경해야 했다. 제작 단계에서 각인을 위해 판 홈에 일일이 아크릴 글자를 끼워야 했기에 굉장히 까다로운 공정을 거쳤다.
디자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BX팀
더팩트 뮤직 어워드
트로피 상단에 시상식 로고를 수직으로 세워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하단에는 ‘트랙’을 연상시키는 원들을 적용했다. 원들은 팬과 아티스트의 화합의 장이기도 한 시상식의 정체성을 담고있다. 상·하단의 조형이 만나 하나의 음표가 연상되도록 디자인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각기 다른 레이어에 배치한 로고를 따라 도금하는 등 시상식에 걸맞은 화려함을 표현했다.
디자인 트로피랩 디자인 연구소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산업 디자인 전문 회사 SWNA가 디자인에 참여했다. 시상식의 디자인 헤리티지인 인공위성과 송전탑을 기초로 재해석해 디자인했다. 송전탑의 직선적 요소는 수직과 상승을, 큐브가 상징하는 인공위성은 연결성을 상징하는데, 팬과 아티스트가 음악으로 화합을 이루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무게감과 그립감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 트로피의 조형을 개선하고자 조립식 구조로 무게를 줄였다. 바닥 부분에도 로고를 넣어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도 시상식 이름이 노출되도록 했다.
디자인 김규창, 박민지(SWNA)